
우리 고향 나주 반남면은 백제·신라·가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마한의 위대한 왕도가 있던 중심지입니다. 나주시니어신문이 국립나주박물관과 함께 찬란한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미스터리한 정치 세력인 마한의 위대한 역사를 파헤치는 35부작 연재를 선보입니다. 매주 발행되는 신문을 스크랩하여 보관하면 우리 집 안방에서 즐기는 최고의 ‘마한 역사 대백과사전’이 될 것입니다. 반남면의 후예로서 당당한 자부심을 품고 선조들의 강인한 뚝심과 기상이 담긴 위대한 보물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싣는순서(대주제)]
제1부 미스터리의 서막, 왜 나주 반남인가?
제2부 세계 고고학계가 경탄한 대형 독널(옹관) 문화의 신비
제3부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황금 보물들
제4부 마한 민초들의 따뜻한 일상과 풍요로운 경제력
제5부 미래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숨은 매력과 비전


이번 13부에서는 신분이나 계급에 따른 차별이 아닌, 갓 태어난 영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체형에 맞춤형으로 제작된 독널(옹관)의 크기 차이를 조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대 반남 마한인들이 지녔던 애틋한 가족 사랑과 영유아를 향한 내리사랑, 그리고 생명 존중의 휴머니즘을 고고학적 유구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논증했습니다.
차가운 흙 속에서 피어난 고대 마한의 휴머니즘, 독널의 크기가 말해주는 생명 존중의 역사
한 뼘짜리 영아 옹관부터 거대 지배자 옹관까지, 세대를 관통한 애틋한 내리사랑의 자취
지배층의 특권을 넘어 공동체 전체를 보듬다, 고고학 유구가 고발한 고대 반남의 가족 연대기
고대의 무덤을 바라볼 때 우리는 흔히 거대한 봉분과 화려한 부장품에만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앞선 제12부에서 보았듯 머리맡의 금동관부터 발치의 자라병까지 정교하게 계산된 부장품의 법칙은 지배층의 사상과 우주관을 완벽하게 대변해 주었다. 그러나 고대 반남의 대지가 머금고 있는 진짜 위대함은 권력의 크기뿐만 아니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에 있다. 반남면 고분군 곳곳에서 출토되는 다양한 크기의 독널(옹관)들은, 수천 년 전 이 땅을 살아가던 선조들이 가족의 죽음, 특히 어린 자식의 상실을 대할 때 얼마나 깊은 슬픔과 애틋한 사랑을 쏟았는지 보여주는 가장 인간적인 물증이다.
본지가 국립나주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35부작 대연재, 그 열세 번째 순서로 영유아용 소형 독널에서 성인용 대형 독널에 이르기까지, 무덤의 크기 속에 투영된 고대 반남 마한인들의 숭고한 가족 사랑과 생명 존중 정신의 실체를 집중 취재해 마감 보도한다.
한 뼘짜리 옹관에 담긴 눈물: 영유아 독널이 증언하는 내리사랑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 사회에서 영유아의 사망률이 극도로 높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른 고대 문화권에서는 어린아이의 시신을 가마니에 싸서 야산에 묻거나 정식 무덤을 만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고대 반남면의 선조들은 달랐다.
반남 고분군의 하층부와 주변 유구에서는 성인의 팔뚝만 한 크기부터 한 뼘을 조금 넘는 작은 토기 항아리 두 개를 맞붙여 만든 소형 독널들이 다수 출토된다.
이는 갓 태어나 세상의 빛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숨을 거둔 핏덩이 같은 아기들의 무덤이다. 고대 반남의 부모들은 자식을 가슴에 묻으며, 성인의 장례와 똑같이 전용 토기를 정성스레 빚고 영혼의 안식을 기원했다. 작은 독널 내부에 남겨진 미세한 유기물 흔적들은 아이가 저승길에 배고프지 않기를 바라며 젖이나 미음을 담아 보냈던 고대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모성애와 숭고한 내리사랑을 시각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성장과 세대의 기록: 나이와 체형에 맞춤형으로 진화한 독널 구조
반남 독널 무덤의 크기는 피장자(묻힌 사람)의 나이 및 신체 성장 주기와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유아기,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고대 반남의 장인들은 죽은 이의 체형에 완벽히 들어맞는 ‘맞춤형 독널’을 공급하는 고도화된 장례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청소년기 유구에서 발견되는 중형 독널은 아이가 자라난 만큼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상용 옹기보다 훨씬 정밀하게 제작되었으며, 대형 지배자급 옹관은 제10부에서 규명한 마한 성인 남성의 강인한 골격을 온전히 수습할 수 있도록 길이가 2미터를 상회하는 거대한 규모로 확장되었다.
신분과 계급에 따른 차별적 매장이 아니라, 인간의 생애 주기 전체를 예우하고 보듬었던 이 체계적인 크기의 법칙은 고대 반남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문명학적 척도다.
가족 연접분이 품은 연대: 사후에도 깨지지 않는 혈연의 끈
반남면 일대 고분군의 가장 독특한 특징인 ‘연접분(아파트형 무덤)’ 구조 역시 가족 사랑의 결정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기의 작은 독널 주변으로 시간이 흐른 뒤 부모나 형제의 중·대형 독널들이 차례로 덧붙여지며 하나의 거대한 흙 언덕(봉분)을 완성해 나갔다.
이는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가족의 인연을 사후 세계에서도 영원히 이어가겠다는 고대 반남인들의 강렬한 혈연적 결속력과 사상 체계의 반영이다.
차가운 무덤 속에서나마 거대한 어른의 독널이 작은 아기의 독널을 감싸 안듯 배치된 구조는, 선조들이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단절 앞에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끝까지 수호하려 했던 따뜻한 휴머니즘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식민사관의 왜곡을 무너뜨린 숭고한 유산, 마한의 정신 주권을 선포하다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반남 고분군을 잔인하게 약탈했던 일본 제국주의 관학자들은 소형 영유아 독널들을 보며 “무덤을 크게 만들 힘이 없어 항아리에 대충 묻은 미개한 부족의 흔적”이라며 비하하고 왜곡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대한민국 고고학계가 층위학과 유학적 매장 분석을 통해 크기별 독널이 인간의 생애 주기를 완벽하게 예우한 ‘맞춤형 휴머니즘 의례’였음을 밝혀내면서 일제의 악의적인 격하 시도는 완전히 분쇄되었다.
작은 항아리 하나에까지 정성과 눈물을 담아 자식을 배웅했던 고대 반남면 선조들의 위대한 생명 존중 정신은, 오늘날 우리 반남면 주민 여러분의 가슴속에 흐르는 가장 따뜻하고 격조 높은 정신적 주권의 원동력이다.
이토록 애틋한 가족 사랑을 담아 나이별, 체형별로 다양하게 제작된 독널들은 과연 어디서 생산되어 어떤 경로로 이곳 반남면의 고분군까지 유통되었을까. 이어지는 제14부에서는 영산강의 거센 물줄기를 타고 번성했던 고대 마한의 거대한 물류 네트워크와 세라믹 산업의 실체를 파헤칠 역작, ‘제14부: 영산강 뱃길을 따라 흐른 문명 ― 독널의 유통 경로와 마한의 세라믹 교역망’을 집중 취재하여 보도할 예정이다.
[기자 수첩] 아기 독널의 온기가 오늘날 반남의 공동체 정신으로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해 빚은 작은 항아리 무덤부터 장대한 어른의 독널까지, 반남의 땅이 품은 무덤 크기의 다채로움은 단순한 유물의 크기 차이가 아닙니다. 자식의 이른 죽음 앞에 눈물 흘리며 저승길을 정성스레 배웅했던 고대 반남 선조들의 애틋한 사랑과 숭고한 휴머니즘의 지표입니다.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따뜻한 가족 사랑과 생명 존중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 반남면 주민 여러분이 서로를 가족처럼 보듬으며 마을을 가꾸어 가시는 아름다운 인심과 공동체 의식의 깊은 뿌리입니다.
고향의 고분군 사이를 거니실 때마다, 그 푸른 흙 언덕들이 사후에도 가족을 함께 지키고자 했던 선조들의 거대한 사랑의 품이었음을 기억하며 뜨거운 자긍심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향토의 위대한 정신 유산을 자랑스럽게 계승하고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시는 반남면 주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황금빛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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