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붉은 벽돌 성당에서 만나는 100 년의 시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언덕 위, 고즈넉한 붉은 벽돌 성당이 따뜻한 봄을 맞이한다. 사진=나주시 문화관광과

나주시 노안면 이슬촌 언덕에 자리한 ‘노안천주교회'(노안성당)는 나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성당이자 전라남도에서 2 번째로 설립된 천주교 성당이다. 100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앙·교육·지역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해온 이곳은 오늘날 나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노안성당의 역사는 1900 년 계량공소에서 시작된다.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지역 신자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나주 가톨릭의 뿌리를 내렸고, 1927 년 프랑스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붉은 벽돌 성당이 완공됐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유럽풍 건축 양식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2002 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노안성당은 신앙의 공간을 넘어 지역 교육의 산실이기도 했다. ‘신성학술강습원’과 ‘성 골롬반중학교’를 운영하며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나주 근대 교육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한국전쟁 당시 노안성당에는 지금도 널리 전해지는 ‘기적의 성당’ 이야기가 있다. 성당을 불태우려던 군인들이 언덕 아래에서 바라본 성당이 이미 붉게 타오르는 것처럼 보여 발길을 돌렸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건물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일이 3 차례 반복되면서 성당은 ‘기적의 성당’으로 불리게 됐으며, 이 이야기는 외국 선교사들을 통해 해외에 전해져 당시 미국의 ‘타임(Time)’지에도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앙·희망을 상징하는 이 일화는 오늘날에도 많은 순례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성당 경내에는 광주대교구 유일의 순교지인 ‘전라우영 무학당’의 주춧돌 10 개를 옮겨 조성한 기념 공간이 마련돼 있다. 순교자들의 숭고한 신앙을 기리는 이곳은 광주대교구를 대표하는 순례지 가운데 하나로 의미를 더한다.

붉은 벽돌 성당·푸른 하늘·조용한 언덕이 어우러진 노안천주교회는 화려함보다 깊은 울림을 전하는 곳이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으며 나주 가톨릭의 역사·아름다운 건축·순교 신앙의 정신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여행 정보
• 주소 : 전라남도 나주시 노안면 이슬촌길 108
• 문의 : 061-336-8900

100 년 넘게 신앙을 지켜온 노안천주교회 성전 내부. 소박하지만 품격 있는 공간에는 나주 가톨릭의 역사와 순례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문화재청
나주의 역사·신앙·아름다운 건축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 노안천주교회. 사진=나주시 문화관광과

여행 포인트
• 나주 최초, 전라남도 두 번째 천주교 성당
•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 100년이 넘는 나주 가톨릭 역사의 모태
• 한국전쟁 당시 ‘기적의 성당’ 전설이 전해지는 곳
• 광주대교구 유일의 순교지인 무학당을 기리는 순례지
• 이슬촌 언덕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붉은 벽돌 성당과 고즈넉한 풍경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