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시골길을 향해 달리는 자동차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봄의 풍경은 한 편의 시와도 같습니다.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은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로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 화려한 축제의 한가운데서, 문득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과수원을 뒤덮은 순백의 배꽃들은 겨우내 쌓인 모든 시름을 씻어내듯 청아하게 빛납니다. 마치 새하얀 설원이 된 듯한 풍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정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길가에 줄지어 활짝 핀 노란 개나리는 희망의 물결처럼 일렁이며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리고 긴 터널을 만들어 피어 있는 벚꽃들의 행렬은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과 함께 마치 구름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아름다운 꽃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합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 사람도 꽃이구나.”

꽃들의 화려한 축제 속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야말로 이 봄날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 아닐까요? 각자의 표정과 몸짓, 웃음소리로 저마다의 개성을 피워내는 인간의 모습은 자연이 만들어낸 또 다른 형태의 꽃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로서 이 거대한 생명의 축제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꽃들은 짧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추운 겨울을 견디고, 비바람을 이겨내며 준비해 왔습니다. 그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모든 아름다움을 내어주는 찬란한 나눔의 존재입니다. 꽃들의 이런 모습에서 우리의 삶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 봄꽃들처럼 축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각자가 자신만의 빛깔과 향기를 피워내며, 서로에게 아름다움을 나누어 주는 삶. 때로는 시련의 계절을 견디며 다가올 꽃피는 순간을 준비하는 여정. 그것이 바로 우리가 꽃처럼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봄날의 짧지만 강렬한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도 자신만의 꽃을 활짝 피워 세상에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어쩌면 우리 각자의 삶이 모여 만들어내는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꽃의 축제인지도 모릅니다.

봄꽃들의 축제를 바라보며, 우리 모두가 그 축제의 일부임을, 그리고 우리 자신이 바로 이 세상에 피어난 소중한 꽃임을 기억하며 살아갑시다. 서로를 향한 사랑과 나눔으로 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축제로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