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알게 돼

무엇 때문인지 늘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다 보니, 시골집에 가서도 차분히 감나무 과수원을 살펴보지 못한 지 꽤 오래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모내기 준비로 분주한 틈을 타, 늦었지만 감나무에 거름을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한참 동안 감나무 주변에 거름을 뿌리다가 문득 깜짝 놀랐습니다. 잡초에 둘러싸인 감나무 한 그루 밑둥에 파란 이끼가 소리 없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차가운 이끼를 조심스레 벗겨내며 나무의 결을 어루만졌을 때, 가슴 한편에 미안한 마음이 스며들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며 오랫동안 홀로 서 있었을 감나무를 떠올리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한 그루의 감나무조차 이렇게 따뜻한 관심을 필요로 한다면, 사람은 얼마나 더 많은 사랑을 갈망하고 있을까요.

사실 자연을 조금만 더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 우리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현재의 모습, 지나온 흔적, 다가올 내일까지… 하지만 우리는 너무 바쁘거나 익숙하다는 이유로 자연의 속삭임도,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그들과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들의 미소가 내 마음에 햇살처럼 스며들고, 그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으로 물들어간다는 사실을 왜 자꾸 잊고 살아가는 걸까요.

화려하고 요란한 것들에만 마음을 빼앗기는 우리에게 자연은 조용히 가르쳐줍니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사랑의 눈이 열리고, 모든 것의 진실을 알아가게 된다고. 그 소중한 비밀은 마치 아침 이슬처럼 맑고 투명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지요.

밤하늘의 별들처럼, 숲속의 나무들처럼,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자연도, 사람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 마치 오랜 수수께끼의 답을 찾은 듯한 마음이 듭니다. 창조주는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었음을. 자연의 숨결 안에, 계절의 변화 속에, 감나무의 고요한 기다림 속에도 창조주의 손길이 닿아 있었음을.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신비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합니다. 내가 감나무를 어루만지는 순간, 그 나무도 나를 느끼고,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창조주가 빚어낸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이 있음을.

창조주가 우리에게 남겨둔 가장 아름다운 선물, 그것이 바로 사랑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