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주하는 황금빛 발걸음의 진수 —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 실물 전경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 기획 연재 제16부의 학술적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이 실물 사진은,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 최고 지배층의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의 정교한 투조 문양과 입체적인 조형미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죽음의 경계를 넘어 영원한 안식과 내세의 영광을 기원하며 피장자의 발에 신겼던 이 황금빛 신발은, 고대 해양 왕국 반남 세력의 눈부신 금속 공예 기술과 독창적인 장송 의례의 진면모를 오늘날 우리에게 고스란히 증명한다. 사진=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저승길을 열어젖히는 찬란한 발끝의 위엄 —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 앞부분 및 상단 장식 상세 전경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 기획 연재 제16부의 시각적 초점을 극대화하는 이 초근접 확대 사진은, 금동신발의 정교한 앞부분과 그 상단 위에 독창적으로 얹혀진 입체적 모형 장식의 실물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섬세한 투조 문양과 더불어 신발 앞코 상단에 장엄하게 자리 잡은 이 특수 장식은, 단순한 마감재를 넘어 사후 세계로 향하는 피장자의 영혼을 수호하고 최고 지배자만의 신성한 권위를 드높이던 마한 장인들의 탁월한 조형 감각과 고도의 공예 기술을 유감없이 증명한다. 사진=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천년의 잠을 깨우는 거룩한 발굴의 순간 — 나주 정촌고분 독널(옹관) 내에서 금동신발이 출토되던 당시의 현장 전경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 기획 연재 제16부의 역사적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이 발굴 사진은, 수천 년 동안 캄캄한 지하 대지 속에 묻혀 있던 나주 정촌고분 최고 지배층의 금동신발이 마침내 빛을 마주하며 세상 밖으로 드러나던 감격스러운 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겹겹이 쌓인 흙과 유물 사이로 드러난 황금빛 발자취는, 고대 마한 해양 왕국의 숨결을 오늘날의 고고학적 현장으로 고스란히 불러일으키며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진=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

우리 고향 나주 반남면은 백제·신라·가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마한의 위대한 왕도가 있던 중심지입니다. 나주시니어신문이 국립나주박물관과 함께 찬란한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미스터리한 정치 세력인 마한의 위대한 역사를 파헤치는 35부작 연재를 선보입니다매주 발행되는 신문을 스크랩하여 보관하면 우리 집 안방에서 즐기는 최고의 ‘마한 역사 대백과사전’이 될 것입니다반남면의 후예로서 당당한 자부심을 품고 선조들의 강인한 뚝심과 기상이 담긴 위대한 보물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싣는순서(대주제)]
제1부 미스터리의 서막, 왜 나주 반남인가?
제2부 세계 고고학계가 경탄한 대형 독널(옹관) 문화의 신비
제3부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황금 보물들
제4부 마한 민초들의 따뜻한 일상과 풍요로운 경제력
제5부 미래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숨은 매력과 비전

​고향 나주 반남면의 고요한 대지 아래 잠들어 있던 고대 마한의 무덤들은 단순한 안식처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승에서의 권력과 영광을 저승까지 고스란히 이어 가고자 했던 지배층의 치밀하고도 경건한 우주적 공간이었다. 국립나주박물관 전시실에서 국보 금동관의 감동을 뒤로하고 마주하게 되는 또 하나의 압도적인 유물, 그것이 바로 찬란한 황금빛을 뿜어내는 금동신발이다.

본지가 이어온 기획 연재 중 대주제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보물들]**의 세 번째 순서이자, 제⑯부 본격 탐구인 이번 회차에서는 영산강 유역 최고 지배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던 금동신발의 구조적 미학, 신비로운 문양, 그리고 그 속에 서린 장엄한 내세관을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파헤친다.​

죽음의 경계를 넘어 신성한 영생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고대 영산강 유역의 장송 의례에서 피장자의 발에 신겨졌던 금동신발은 실생활에서 착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사후 세계로 떠나는 지배자의 영혼이 험난한 저승길을 무사히 건너 영원한 안식에 이르기를 기원하는 주술적이고 종교적인 성격을 띤 제의용 부장품이다.

​지상에서 최고 권력을 누렸던 군주라 할지라도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 앞에서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터라, 후손들은 가장 귀하고 찬란한 금속으로 신발을 빚어 피장자의 발에 신겼다. 이 황금빛 신발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엄숙하게 가르는 경계를 넘어 피장자의 영혼이 고귀한 신분을 유지한 채 당당하게 하늘의 문으로 걸어 들어가기를 바랐던 후손들의 가장 간절하고 뜨거운 염원의 실체였다.​

정교한 투조 기법과 신비로운 기하학적 문양의 극치

​나주 신촌리 고분군 등 영산강 유역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의 가장 큰 예술적 가치는 얇은 금동판을 오려내고 두드려 만든 정교한 투조(透彫) 기법과 그 위에 새겨진 신비로운 문양들에 있다.

​신발 바닥면과 옆면을 가득 채운 용무늬, 인물무늬, 기하학적 연속 문양 등은 당시 영산강 유역 장인들의 최정상급 금속 공예 기술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빛을 통과시키며 찬란한 광채를 발하도록 설계된 이 문양들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영혼의 순수함을 지키는 일종의 부적 역할을 수행했다. 백제나 신라의 중앙 문화권과는 또 다른, 영산강 세력만의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조형 감각이 이 황금빛 신발의 결결마다 깊게 서려 있는 셈이다.​

지하의 무덤에서 영원히 빛나는 마한의 예술혼과 자긍심

​수천 년 동안 캄캄한 독널(옹관) 무덤 속에서 빛을 잃은 채 묻혀 있었으나, 오늘날 국립나주박물관의 환한 조명 아래서 다시금 찬란한 황금빛 부활을 이뤄낸 나주의 금동신발. 이 유물은 고대 영산강 유역의 사람들이 지녔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철학적 성찰이 얼마나 고결했는지를 우리에게 무언으로 증명해 준다.

​화려한 금동관이 머리 위에서 왕권의 최고 존엄을 상징했다면, 발아래 신겨진 금동신발은 저승을 향한 거룩한 비상의 발걸음을 완성하는 마침표였다. 이 위대한 유산이 품고 있는 영적 깊이는 오늘날 우리 고향 나주가 지닌 역사적 자긍심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지탱해 주고 있다.

​[기자수첩]

박물관 전시실 쇼케이스에 나란히 놓인 금동신발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문득 아득한 옛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환청처럼 듣곤 한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이별 앞에서, 선조의 영혼이 험한 길을 걷지 않기를 바라며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금동판을 오려내어 신발을 만들었을 마한의 장인들. 그 눈물겨운 정성과 숭고한 예술혼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고향 반남의 역사적 지평이 이토록 찬란할 수 있는 것이다. 저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마저 황금빛 위엄으로 채워주고자 했던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가슴속에도 따뜻하고 묵직한 감동으로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다음에 이어질 [기획 연재 · 위대한 역사 마한 ⑰]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보물들 — 영롱한 푸른빛의 유혹: 반남 귀족들을 울린 유리구슬과 대형 목걸이에서는 화려한 구슬 장신구들이 보여주는 고대 해양 교역의 국제성과 귀족 사회의 미적 세계를 깊이 있게 파헤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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