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청 AI 디지털 체험존'의 스마트워킹 체험 모습. 기자는 이곳에서 화면 속 아름다운 명소를 선택해 걸으며 간접 여행의 즐거움과 하체 근력 향상을 돕는 '건강 챙김' 기술을 몸소 경험했다. 사진=김동애
외로움을 달래주는 훌륭한 말벗이자 정서 교감형 로봇인 ‘효돌이’. 기자는 이 인형을 안아 보며 우리 나주 지역의 독거 어르신들에게도 이러한 다정한 디지털 안전망이 널리 보급되기를 소망했다.사진=김동애
테이블 위에 바둑판, 바둑알, 그리고 대국 준비를 마친 AI 로봇팔의 모습.  이미지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대국 환경은 시니어들이 부담 없이 로봇과 마주 앉아 두뇌 대결을 펼치며 디지털 기술과 친숙해지도록 돕는다.사진=김동애
가상현실(VR)부터 교육용 코딩 로봇까지 다채롭게 준비된 시니어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들. 서툴러도 천천히 하나씩 배워 가며 노년을 더욱 활기차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소중한 자산이다.사진=김동애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돋보기를 치켜들고 작은 글씨를 꼭꼭 누르던 ‘손가락 디지털’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온몸으로 인공지능(AI)을 느끼고 기술과 따뜻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세상이 시니어들을 향해 열리고 있다.

최근 광주광역시 서구청 1층에 마련된 ‘AI 기기 디지털 체험존’을 찾았다. 이곳은 디지털이 더 이상 시니어들에게 높은 장벽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스마트 워킹’ 체험 기기였다. 그동안 디지털 기기라고 하면 그저 가만히 앉아서 조작하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이 기기는 발판 위에 올라서서 온몸으로 즐기는 능동적인 건강 장비였다. 화면 속에서 평소 좋아하는 걷기 좋은 명소나 국내외 관광지를 선택하자, 눈앞에 아름다운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그 길을 따라 직접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마치 가 보고 싶던 여행지를 실제로 거닐고 있는 듯한 설렘이 번졌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운동을 하니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행복한 기분이 감돌았다. 컴퓨터가 보행 상태를 분석해 하체 근력 향상과 균형감각을 돕는다고 하니, 기술이 건강을 챙겨 주는 든든한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서 마주한 돌봄 로봇 ‘효돌이’ 인형은 기술에 온기가 더해질 때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었다. 포근한 인형을 품에 안고 대화를 나누어 보니, 낯섦은 이내 사라지고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복잡한 조작 없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와 흥을 돋웠다.

어디 그뿐이랴. 제때 약을 먹었는지 챙겨 주는 것은 기본이고, 한동안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자 걱정 어린 말투로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훌륭한 말벗이자, 일상을 빈틈없이 챙겨주는 똑똑한 개인 비서가 따로 없었다. 홀로 지내는 나주의 독거 어르신들에게도 이런 위로와 안전망이 생긴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정교한 로봇 팔이 직접 바둑돌을 두며 뇌 건강을 자극하는 바둑 로봇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로봇 팔이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바둑돌을 집어 놓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진짜 기사와 마주 앉아 대국을 두는 듯한 몰입감이 느껴진다. 두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로봇개도 눈길을 끌었고, 손주들과의 소통을 넓혀줄 교육용 코딩 로봇과 생생한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VR 기기까지, 그곳은 시니어들이 디지털 세상으로 나아가는 완벽한 첫걸음의 터전이었다.

오늘의 소중한 체험은 디지털과 AI가 결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배우고 경험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새로운 기술은 우리의 노년을 더욱 활기차고 편리하게 만들어줄 선물이다. 동시에 시니어 기자로서 마음속에 한 가지 바람이 남는다. 이처럼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춘 따뜻한 AI 체험 공간이 광주뿐만 아니라 나주를 비롯한 지역사회 곳곳에도 더 풍성하게 들어서기를 기대해 본다.

시니어 여러분, 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디지털 세상으로 다가가 보자. 가까운 노인복지관이나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작은 디지털 교육에도 살며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도 좋겠다. 처음엔 서툴러도 괜찮다. 그렇게 하나씩 배워 가다 보면, 우리의 노년은 조금씩 더 편안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 길은 생각보다 훨씬 다정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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