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평야와 반남 고분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느자미산성 원경. 사진=정웅남
반남 박씨의 뿌리, 자미산 아래 ‘반남사’를 마주하다. 사진=정웅남

나주시 반남면의 상징인 자미산성이 고대 마한의 영광부터 현대의 역사적 복원까지 아우르는 2천 년의 연대기를 써 내려가며 영산강 유역의 핵심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미산성은 4~6세기 영산강 유역을 호령했던 고대 마한의 토착 세력에 의해 처음 축조되었다. 이들은 인근 반남 고분군에 잠든 주인공들로, 독특한 옹관묘 문화를 일궈낸 주역들이다. 현재는 나주시와 학계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유적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곳을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문화 공간으로 향유하고 있다.

자미산성의 역사는 약 2,000년 전 마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를 거쳐 행정의 중심지로 기능했으며, 후삼국 시대와 고려 시대에는 격전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26년 현재, 나주시가 자미산성을 포함한 반남 유적의 마한 고도 지정을 본격 추진하면서 고대 유적은 미래를 여는 새로운 역사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자미산성은 전남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와 대안리 경계에 솟은 자미산 정상부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 98m로 고도는 낮지만 주변이 탁 트인 평야 지대여서 영산강 물길과 반남 고분군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이러한 입지 조건 덕분에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의 전략적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산 정상을 띠처럼 둘러싼 둘레 740m 규모의 테뫼식 산성이 그 실체이다. 내부에서는 반내부라 적힌 명문 기와가 출토되어 이곳이 고대 행정 치소였음을 입증했다. 또한 최근 발굴된 고대 제사 유적은 자미산성이 단순한 군사 요새를 넘어 민족의 안녕을 빌던 신성한 영적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는 핵심 유물로 평가받는다.

고대인들은 흙과 돌을 정교하게 쌓는 내탁식 공법으로 견고한 성벽을 구축했다. 세월이 흐르며 무너진 부분은 조선 시대까지 개축되며 그 생명력을 이어왔다. 오늘날 나주시는 이를 국립나주박물관 및 반남 고분군과 연계한 역사 탐방 코스로 정비하고, 체계적인 학술 조사와 디지털 복원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고 있다.

자미산성을 조명하는 이유는 이곳이 마한이 백제에 완전히 통합되기 전까지 독자적인 정치 체계를 유지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나주의 역사적 정통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훼손된 고대 문명을 복원하여 나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자미산성이 마한의 태동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유적이라며, 철저한 고증과 정비를 통해 자미산성을 세계적인 역사 문화의 아이콘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