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남평읍 풍림리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이야기를 품어온 거대한 바위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문바위 문암이다. 이곳은 자연이 빚어낸 절경이자, 천년 넘게 전해 내려오는 남평문씨 시조 문다성의 탄생설화를 간직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다.
문바위는 앞에서 바라보면 높이 약 6m, 폭 5m에 이르는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마치 작은 바위처럼 보이는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세월의 흔적이 어우러진 이 바위는 오랫동안 지역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지켜온 상징이 되어 왔다.
전해지는 설화에 따르면, 옛 남평의 원님이 장자못 인근 바위 위에서 들려오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올라가 보니, 돌상자 속에 신비로운 아이가 누워 있었다고 한다. 아이는 뛰어난 총명함과 덕망을 갖추어 훗날 남평문씨의 시조인 되었으며, 사람들은 그 아이가 발견된 바위를 ‘문암(文巖)’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조선 영조 21년(1731)에 쓰인 남평문씨 창간보 『신해보』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호남읍지』 등에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으며, 제주 삼성혈 설화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씨족설화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설은 문바위를 단순한 바위가 아닌, 한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1851년 후손들은 문바위 위에 ‘문암(文巖)’이라 새긴 비석을 세웠고, 이후 문암각을 건립해 이곳을 보존해 왔다. 이러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바위 문암은 1995년 전라남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었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되새기며 찾고 있다.
문바위에서 가까운 곳에는 문다성과 문극겸을 기리는 상덕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문익점 목화마을 벽화길과도 이어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을 함께 만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푸른 숲과 바위, 그리고 천년의 전설이 어우러진 문바위 문암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한 사람의 탄생을 넘어 한 성씨의 뿌리와 지역의 역사를 품은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바위 앞에 조용히 서 있노라면 오랜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른 이야기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고, 시간의 무게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나주의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문바위 문암. 이곳에서 천년을 이어온 이야기와 마주하며 특별한 여행의 한 페이지를 완성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