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남평읍 풍림리에 위치한 신평일 명창의 생가터. 사진=홍각희

전통 판소리의 맥을 이어온 명창 신평일의 고향을 찾는 두 번째 탐방이 나주시 남평읍 풍림리에서 진행됐다.

병풍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원암마을(원적골)은 판소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신평일과 신유경 명창이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다.

탐방 경로는 남평대교를 지나 우회전한 후 약 1.5km를 이동해 다시 풍림리 방향으로 우회전, 2km를 더 가 원암마을을 지나 생가터까지 약 1km 거리를 이동하는 코스였다. 현재 생가터의 주소는 전남 나주시 남평읍 풍림 남석길 71-5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병수(89) 옹은 신평일 명창보다 8세 연상으로, 명창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김 옹은 “신평일 명창과 신유경 명창이 윗집과 아랫집에서 살았다”고 회상하며, “전 화순경찰서 이양파출소장을 지낸 김만흥 씨가 신 명창으로부터 북을 배워 매우 잘 쳤다”는 일화를 전했다.

김 옹의 안내로 그의 자택에서 골목길을 따라 약 600m 이동한 후, 산기슭 좌측에 위치한 몇 채의 가옥 중 한 곳에 도착했다. 텃밭을 지나 20여m를 더 들어가자 허술한 기와집이 보였고, 김 옹은 이곳이 신평일 명창의 생가터라고 확인해 주었다.

현재 신평일 명창의 생가는 오랜 세월 속에서 많이 쇠락한 상태였다. 지붕은 기와로 유지되고 있었으나, 벽면은 군데군데 판자로 막혀 있고 비닐로 둘러싸여 있어 무너질 위험이 커 보였다. 생가터로 가는 길은 삼밭을 지나야 하며, 안채 입구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방문 당시 가옥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인기척이 없어 탐방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 탐방은 판소리의 거장 신평일과 신유경 명창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전통문화의 뿌리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병풍산 아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한국 판소리의 거장으로 성장한 신평일 명창의 생가는 비록 세월의 흐름 속에 쇠락했지만, 그들의 예술혼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