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세상 일은 더 복잡하게 보인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다.
좋다고 들뜨거나, 나쁘다고 무너지거나.
그래서 이젠 선택한다.
모든 것을 다 껴안고 가지 않기로.
정말 중요한 것만 마음에 두고,
나머지는 그냥 스쳐 지나가게 두기로.
예전엔 세상의 일에 일일이 반응했다.
사람의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흔들렸고,
작은 칭찬에 하루 종일 기뻐했다가,
무심한 한마디에 며칠을 속상해하곤 했다.
남편과도 괜한 트집과 고집으로 다투다가
말도 안 하고 며칠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다.
다툼도 금방 풀어진다.
처음엔 걱정했다.
내가 무뎌진 걸까, 아니면 둔해진 걸까.
혹시 세상에 무관심해진 건 아닐까.
하지만 요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건 둔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조금은 자란 게 아닐까.
젊었을 땐 몰랐다.
모든 것이 정말로 지나간다는 걸.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엔 다 추억 한 자락이 된다는 걸.
그래서 이젠 안다.
굳이 모든 것에 온 마음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세상 소리에 덜 흔들리는 지금이,
어쩌면 진짜 ‘평온’이라는 걸.
귀가 순해진 탓일까.
아니면, 이제야 비로소
들어야 할 소리와 흘려보낼 소리를
구분할 줄 알게 된 걸까.
세상이 조용해진 게 아니다.
내 안이 고요해진 것이다.
요즘엔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든다.
복잡한 것들을 내려놓고,
정말 소중한 것들에만 마음을 쓰며 살아가는 것.
그게 나이 들어 얻은, 조용한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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