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꽃 중에 네가 제일 예쁜 꽃이란다.”
창가에 드리운 햇살처럼, 9살 손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때면 집 안이 환해집니다.
그 작은 발걸음 소리가 내 가슴에 울릴 때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됩니다.
“요즘 재미있게 하는 게 뭐니?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
때로는 그 질문에 손녀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작은 입술이 떨리는 모습을 봅니다.
친구 이야기를 꺼낼 때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서, 내 어린 시절의 아픔도 함께 떠오릅니다.
아이의 세계도 어른 못지않게 복잡하고, 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순간, 내 손이 저절로 그 작은 어깨를 포근히 감싸 안습니다.
“얘야, 할아버지·할머니는 항상 네 편이란다. 힘든 일 있거나 마음이 아플 때면 언제든 말해주렴. 우리가 늘 너를 응원하고 있으니까.”
그 말을 건네면, 마치 마법처럼 손녀의 표정이 바뀝니다.
눈가에 맺혔던 눈물이 사라지고, 작은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 순간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내 손으로 그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속삭입니다.
“이 세상 꽃 중에 네가 제일 예쁜 꽃이란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내 모든 삶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진실입니다.
이 아이가 얼마나 특별하고, 얼마나 사랑받아 마땅한지를 온 마음을 다해 전하는 약속입니다.
아이의 마음에 심어주는 이 작은 확신이, 언젠가 세상의 거친 바람에 흔들릴 때 단단히 버틸 수 있는 뿌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