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영광의 증언: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금동관과 대형 옹관묘의 발굴 현장을 연출한 이미지. 마한 수장의 위엄과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영산강 마한 문명의 찬란한 가치를 보여준다. 이미지=생성형인공지능(정웅남)

찬란했던 고대 독로국의 위엄을 증명하는 금동관과 대형 옹관의 학술적·예술적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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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반남고분군은 영산강 유역 고대 문화의 정수이자, 당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했던 마한 ‘독로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덤 유적이다. 수천 년의 세월을 넘어 땅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유물들은 당시 고대 반남 사회의 고도한 기술력과 예술적 역량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이번 제29회에서는 국립나주박물관에 소장·전시된 대표 유물들을 중심으로, 반남 고분군이 품고 있는 옹관(큰 독 무덤)과 국보급 금동관의 숨겨진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영산강 독자적 문명의 상징, 거대 대형 옹관의 비밀

​반남고분군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거대한 항아리 두 개를 마주 보게 연결한 ‘대형 독무덤(옹관묘)’ 시스템이다. 신촌리 및 덕산리 고분에서 출토된 옹관들은 성인 한 사람이 온전히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거대하며, 고도의 점토 배합 기술과 대형 가마를 다루는 불 조절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작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토기 공예품이다. 이는 영산강 유역의 지배 세력이 막강한 노동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천년의 세월을 깨고 빛을 본 국보, 신촌리 금동관의 찬란함

​1917년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은 마한 유물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예술품으로 꼽힌다. 얇은 금동판을 오려내어 나뭇가지와 새, 불꽃 모양 등의 화려한 문양을 새겨 넣은 이 관은, 당시 반남의 수장이 단순한 정치적 지도자를 넘어 종교적·주술적 권위를 함께 거느린 강력한 제사장 겸 군장이었음을 말해준다. 세움 장식에 박힌 영롱한 유리구슬과 세밀한 타출 기법은 백제나 신라의 금관과는 또 다른, 영산강 세력만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미감과 장인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국립나주박물관, 고대 마한의 숨결을 오늘에 잇다

​오늘날 국립나주박물관은 이러한 반남의 위대한 유물들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연구하는 동시에, 찬란했던 고대 마한의 역사적 가치를 대중에게 생생히 전달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투명한 유리 너머로 2천 년 전 조상들이 빚어낸 옹관의 거대한 자태와 금동관의 황금빛 영광을 마주하며, 영산강이 품었던 고대 문명의 장엄한 활력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기자 수첩]

​차가운 흙더미 속에 묻혀 있던 거대 옹관과 찬란한 금동관은 단순한 무덤의 부장품이 아니다. 그것은 수천 년 전 영산강의 너른 품에서 자신들만의 독자적이고 눈부신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반남인들의 뜨거운 자부심이자 혼이었다. 국립나주박물관에 고스란히 담긴 이 위대한 유물의 눈짓은, 오늘날 우리에게 잊혀졌던 마한의 역사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풍성한지를 묵묵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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