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NEXT전남-나주상상포럼’ 에서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가 노을빛 갯벌에서 낙지를 잡는 어머니의 사진을 배경으로 전라도 민중의 삶과 공동체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사진=김동애
황풍년 강사가 푸른 배추밭에서 환하게 웃는 어머니의 사진과 “음마! 우리 애기들이 온당깨…”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우고, 자식을 향한 사랑과 희생 속에서 피어난 전라도 어머니들의 숭고한 삶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동애
“잉~ 나는 이거배끼 없승깨”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우고, 평범한 민중이 지닌 삶의 존엄성과 저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동애
어르신이 그린 강렬한 닭 그림을 화면에 띄우고, 전라도 보통 사람들의 삶과 그 안에 숨겨진 고유한 가치와 재능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동애

동신대학교 앵커사업단과 전남동반성장협업센터가 주관한 ‘제29회 NEXT전남-나주상상포럼’이 10월 29일 오전 동신대학교 혁신융합캠퍼스 2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 강사로 나선 황풍년 전라도닷컴 대표는 ‘황풍년의 전라도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역사의 고비마다 구국의 소임을 다했던 전라도의 진짜 저력은 소수 권력층이 아닌 바다와 갯벌을 일구며 타인의 삶을 보듬어온 보통 사람들의 ‘공동체성’과 ‘문화 다양성’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황 강사는 우선 전라도가 지닌 자연환경과 기질의 특성으로 ‘압도적 다양성’을 꼽았다. 산과 강, 갯벌, 바다, 섬이 복잡하게 어우러진 전라도의 지형은 단순한 지리적 조건에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창의적인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낸 바탕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어머니들의 갯벌 낙지잡이 현장, “진짜배기 흑산도 홍어는 할매 손에서 나온다”는 어로 작업, 자식을 위해 밤새 다슬기를 까서 무쳐내는 임실 강마을 어머니의 정성, 남원 부절마을 주민들의 멍석 짜기 등 구체적인 삶의 장면들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이어 황 강사는 지역 어르신이 직접 그린 강렬한 색채의 닭 그림과 ‘내 안엔 무엇이 있는가?’라는 문구를 소개하며, “평범한 민중의 삶과 사람 속에 숨겨진 예술적 재능과 잠재력 역시 이처럼 강렬하게 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먹는 소울푸드와 삶의 풍경, 그리고 민중이 꽃피운 삶의 예술 속에는 타인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서로를 지탱해 온 깊은 정성과 공동체성이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강연장에서는 전라도의 정이 물씬 풍기는 사투리와 옛 낱말 맞추기 퀴즈가 더해져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퀴즈에 참여한 시민들은 환한 웃음과 함께 어릴 적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떠올리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이처럼 따뜻한 소통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황 강사는 이어 전라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도 강조했다. 과거 바닷길과 강줄기를 통해 배와 문물이 번성했던 역사를 짚으며 “수도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전라도야말로 당당한 삶과 문화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역사 인식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다산 정약용을 품어준 강진 동문 안 주막집 노파와 귤동마을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조선시대 1%도 되지 않았던 양반 중심의 역사 기록 뒤에 묵묵히 땀 흘리며 역사를 버텨온 99% ‘착한 백성(양민)’들의 노고와 가치를 올바르게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 강사는 “이유 없는 편견과 조롱 속에서도 전라도를 지켜온 것은 부당함에 굴하지 않는 정의로움과 남의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관용의 마음이었다”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가치와 내 곁의 이웃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포럼은 일상에서 무심코 잊고 지냈던 전라도의 뿌리 깊은 역사와 삶의 온기를 재확인하고, 당당한 지역적 정체성을 다지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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