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예술의 관문, 드들강 입구. 사진=박창훈
지석강 물길이 빚어낸 생태의 보고, ‘십리송’의 자취. 사진=박창훈
드들강의 아들이 빚은 민족의 선율, 작곡가 안성현의 발자취. 사진=박창훈
시(詩)와 음(音), 그리고 정자(亭)가 어우러진 인문학적 풍경. 사진=박창훈

전남 나주시 남평읍에 위치한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단순한 유원지를 넘어, 조선 세종기 ‘십리송’의 자연유산, ‘탁사정’의 선비정신, 거장 ‘안성현’의 예술세계까지 아우르는 자연과 조상이 내린 천혜의 선물이다.

드들강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지석강의 서정이 빚은 예술적 시원(始原)으로 한국 근현대 음악사의 거장 안성현(1920~2006) 선생의 예술적 고향이다. 고증에 따르면, 남평 출신인 안 선생은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엄마야 누나야’(1948)를 통해 지석강의 금모래와 갈잎 소리를 민족적 서정으로 승화시켰다.

당시 드들강의 실제 풍광을 묘사한 이 선율은 일제강점기 이후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던 예술적 발자취를 재현하는 역사적 매개체로 평가된다. 특히 안 선생의 부친 안기영 선생 또한 민족음악의 선구자였다는 점에서, 드들강은 한국 음악사의 가문적 전통이 서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창랑의 물결을 마주한 선비의 지조, 탁사정의 고고한 자태. 사진=박창훈
탁사정 내부 현판 및 시판(詩板). 문림(文林)의 기록, 정자 내부에 새겨진 인문학적 아카이브. 사진=박창훈

탁사정(濯斯亭)은 선비의 지조와 물아일체(物아一體)의 기록의 역사 유산으로 조선 선조 시기 지암 윤선기(尹先機) 선생이 유원지 상류에 건립한 정자로, 남평 유림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탁사(濯斯)’라는 이름은 초사(楚辭) 어부사의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으로, 세상의 영욕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의 절개를 상징한다.

현장의 시판(詩板) 고증 결과, 칠대손 윤자영의 차운시와 장흥 고영완 등 당대 문인들의 제영이 확인되었다. 이는 탁사정이 단순한 정자의 건축물을 넘어, 지역 문중의 숭조(崇祖) 정신과 영호남 문림(文林)의 교류를 입증하는 귀중한 인문학적 아카이브임을 증명한다.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온 ‘십리송’의 위용. 사진=박창훈
안성현의 동심이 머물다 지나간  십리송의 숲속 산책로. 사진=박창훈
솔밭 내부 좌우 및 숲의 깊이감, 소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빚어낸 생태군락의 하모니. 사진=박창훈

드들강 솔밭의 기원은 조선 세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당시 남평 현감 우성(禹成)이 제방을 쌓고 홍수 방지를 위해 심은 소나무들이 ‘십리송(十里松)’의 시초가 되었다. 이는 풍수지리적 비보림(裨補林)으로서의 성격을 띠며, 수백 년간 지역 공동체를 지켜온 생태적 방어막으로 천혜의 자연유산이다.

현재 보존된 노송 군락은 이러한 역사적 전통과 규모를 짐작게 하며, 나주시의 하천숲 복원 사업을 통해 그 가치가 계승되고 있다.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역사·예술·생태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나주관광의 보물이다. 선비의 기개와 거장의 선율이 흐르는 이 공간이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우리의 자연유산, 드들강 솔밭을 찾아 솔향기와 피톤치드로 숲속 산림욕을 즐기며 쪽빛 강물에 발을 담가 보길 권한다.

주소는 전남 나주시 남평읍 하남길 38-30, 이용시간은 상시개방 연중무휴, 주차와 입장은 모두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