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노인복지관(관장 박건영)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국립장성숲체원 도착 기념촬영. 사진=이진문
나주시노인복지관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국립장성숲체원에서 체험교육 시작. 사진=이진문
나주시노인복지관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알록달록한 식물로 손수건을 만드는 과정이 따뜻한 정감을 일으켰다. 사진=이진문
나주시노인복지관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판소리박물관 앞에서 한복 등 복장 체험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복지관 회원들. 사진=이진문
나주시노인복지관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고창 관광단지 인공폭포 앞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복지관 회원들. 사진=이진문
나주나주시노인복지관은 지난 1일 복지관 회원 20명과 2회차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기획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 안전운전과 정감을 함께 나눈 담당자들. 사진=이진문

가을 초입의 시원한 바람과 황금빛 들판의 풍요가 물씬 느껴지던 지난 10월 1일, ‘나주시노인복지관'(관장 박건영) 회원 20명이 특별한 가을 나들이길에 올랐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된 ‘청춘과 함께 특별한 쉼-초록동행’ 여행사업의 일환이었다. 방장산 국립장성숲체원부터 고창 모양성과 신재효판소리박물관으로 이어진 이번 여정은 일상의 때를 벗겨내고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출발선에서부터 시작됐다. 10명씩 탑승한 2대의 승합차 운전대를 잡은 이들은 다름 아닌 복지관의 젊은 직원들, 일명 ‘초록 선생님’들이었다. 혹자는 젊은 피로 피곤을 덜 느끼니 봉사 개념으로 운전을 맡겼겠거니 단순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속에는 복지관의 세심하고 기발한 기획 의도가 숨어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서지영 팀장과 조안나 선생은 모두 어르신들에게 청춘의 싱그러움을 선물하고자 나선 직원들이었다. 프로그램 이름인 ‘초록동행’의 참뜻이 비로소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40년 운전 경력을 가진 베테랑 선배 어르신의 눈에는 초보처럼 보일 법한 젊은 직원들의 운전이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을 터다. 하지만 막상 도로에 들어서자 그 우려는 순식간에 찬사로 바뀌었다. 서두르지도, 늑장을 부리지도 않는 완벽한 주행법이었다. 과속방지턱을 넘어설 때마다 뒷좌석 어르신들의 엉덩이 충격을 예감하듯 속도를 줄이는 사려 깊은 조종은 젊은이 특유의 성급함이나 미숙함을 찾아볼 수 없게 했다. 충격 완화와 배려가 버무려진 안전 운전은 어르신들의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으로 새겨졌다.

첫 여정지인 국립장성숲체원에서는 ‘자연물 손수건 만들기’ 체험을 통해 자연과 치유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투명 비닐 위에 염색할 천을 깔고 초피나무 잎과 주황·빨강 꽃잎을 올린 뒤 동전으로 문지르는 간단한 과정이었지만, 자연의 색이 스며드는 순간 어르신들의 마음도 부드럽게 이완됐다. 식물이라는 자연물이 지닌 은근한 치유의 힘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점심 식사에 나온 배추김치는 단연 압권이었다. 깊고 오묘한 김치 맛은 우리네 김치가 세계인의 입맛뿐만 아니라 수도자의 정신세계까지 사로잡았다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어 피톤치드가 가득한 방장산 데크길 산책은 오롯이 방문객의 정신을 집중시키는 향기로 살아 숨 쉬며 상큼한 묘미를 더했다.

이어 방문한 고창읍내에서는 맑은 고창천을 따라 알록달록하게 놓인 꽃화분이 길손을 반겼다. 개운하게 휘돌아 나가는 물살을 배경으로 산책길을 걸은 어르신들은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모양성터 담길 꼭대기에 올라선 한 어르신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가슴을 활짝 열고 연거푸 심호흡을 하며 가을을 만끽했다.

귀가길에는 초록 운전자들의 정겨운 입담이 빛을 발했다. 꾹 다물어져 있던 어르신들의 입을 살살 열게 만드는 다정한 한마디가 차 안에 퍼졌다. “우와, 고구마 좀 보세요. 지금 한창 수확 중인데 어마어마하네요!” 운전자의 환기 한 번에 농사일에 이골이 난 어르신들이 너도나도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고창 고구마의 붉은 빛깔 자랑에서 시작된 대화는 붓감자 이야기로 이어졌고, 다산 정약용 선생과 손암 정약전 선생의 귀양살이, 그리고 나주와의 옛 인연으로 끝없이 꼬리를 물었다. 지루할 틈 없던 담소 덕에 차량은 어느새 나주시노인복지관 마당에 안착했다.

이번 소풍은 현장에 먼저 도착해 세심하게 행사 일정을 도와준 박건영 관장과 운전대와 마이크를 잡고 안전하고 유쾌한 동행을 이끌어준 서지영 팀장, 조안나 선생의 노고가 어우러져 만든 따뜻한 결실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청춘의 젊음을, 젊은이들에게는 어르신들의 지혜를 나누게 해준 ‘초록동행’. 청춘과 어르신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특별한 쉼이 내년에도 또 다른 즐겁고 신나는 여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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