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295호 신촌리 금동관의 모관 테두리 부분을 정면에서 포착한 이 사진은, 얇은 금동판을 재단하고 고정하기 위해 테두리에 복륜을 두르고 압착을 가했던 고대 금속공예의 정교한 기술적 흔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화려한 외형 이면에 감춰진 당대 장인들의 치밀한 조립 공정과 구조적 결합 방식을 증명하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시각 자료다. 사진=정웅남(국립나주박물관제공 자료책자)

정면을 넘어 측면으로 이어지는 모관의 곡선을 포착한 이 사진은, 정교하게 타출(打出)된 장식 문양과 함께 금동판을 단단히 결합하기 위해 테두리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조립했던 복륜의 흔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금동관의 구조적 완성도와 당대 금속 장인의 고도화된 공예 기술을 증명하는 결정적 자료다. 사진=정웅남(국립나주박물관제공 자료책자)
우리 고향 나주 반남면은 백제·신라·가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마한의 위대한 왕도가 있던 중심지입니다. 나주시니어신문이 국립나주박물관과 함께 찬란한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미스터리한 정치 세력인 마한의 위대한 역사를 파헤치는 35부작 연재를 선보입니다. 매주 발행되는 신문을 스크랩하여 보관하면 우리 집 안방에서 즐기는 최고의 ‘마한 역사 대백과사전’이 될 것입니다. 반남면의 후예로서 당당한 자부심을 품고 선조들의 강인한 뚝심과 기상이 담긴 위대한 보물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싣는순서(대주제)]
제1부 미스터리의 서막, 왜 나주 반남인가?
제2부 세계 고고학계가 경탄한 대형 독널(옹관) 문화의 신비
제3부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황금 보물들
제4부 마한 민초들의 따뜻한 일상과 풍요로운 경제력
제5부 미래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숨은 매력과 비전
영산강 유역 고대 해양 왕국의 최고 권력과 찬란한 금속 공예 기술의 정점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금동관’, 백제와는 결 다른 독창적 마한의 미학을 증명하다
수천 년 전 반남의 군주가 머리에 이었던 황금빛 왕권의 상징을 세밀하게 해부한다
우리가 매일 아침 안개를 뚫고 마주하는 고향 나주 반남면의 푸른 대지 아래에는, 단순한 옛 무덤을 넘어 한반도 고대사의 흐름을 통째로 뒤흔드는 찬란한 황금의 보물고가 숨겨져 있었다. 백제, 신라, 가야라는 삼국 중심의 역사 인식 속에서, 영산강 유역의 세력이 결코 이들에 주눅 들지 않고 독자적이고 거대한 해양 왕국을 경영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압도적인 물증. 그것이 바로 국립나주박물관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고고학계의 최고 영예 중 하나인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금동관’이다.
본지가 이어온 대기획 연재 중 새로운 대주제인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보물들]을 여는 첫 번째 순서이자, 제⑭부 본격 탐구인 이번 회차에서는 영산강 유역 최고 지배자의 머리맡에서 출토된 금동관의 구조와 미학, 그리고 그 속에 서린 역사적 무게를 현미경처럼 아주 깊고 상세하게 해부한다.
침묵을 깨고 세상에 빛을 드러낸 황금의 관, 나주 신촌리 금동관의 실체
나주 반남면 신촌리 9호분 대형 독널(옹관) 무덤 내부, 피장자의 머리맡(상단부) 엄격한 부장품 배치 법칙에 따라 정성스럽게 안치되어 있던 금동관은 출토 당시부터 학계에 거대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체 높이와 정교한 비례를 자랑하는 이 금동관은 얇은 구리판에 순금을 도금하여 제작한 것으로, 당시 영산강 유역 군주들의 막강한 경제력과 최정상급 금속 가공 기술이 결합된 산물이다. 화려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절제미, 그리고 대롱구슬과 달개(영락) 장식들이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리며 빛을 발하도록 설계된 구조는, 생전 이 지역을 통치하던 군주가 지녔던 신성한 권위와 영적 지위를 가감 없이 대변해 준다. 특히 이 금동관은 단순한 장식용 관이 아니라, 저승으로 향하는 지배자의 영혼을 지키고 영원한 권력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후손들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빚어낸 거대한 신앙적 조형물이기도 하다.
백제의 관과 무엇이 다른가? – 영산강 유역만의 독창적 예술혼
흔히 고대 나주 지역의 유물을 접할 때 백제의 영향력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신촌리 금동관은 백제 중앙의 금동관 양식과는 명백히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품고 있다.
관의 전체적인 실루엣과 나뭇가지 모양(수지상)의 장식 배치, 그리고 판을 두드려 문양을 새긴 단조 기법 등은 백제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반남 마한 세력만의 독자적인 미적 감각과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력을 보여준다. 이는 영산강을 거점으로 일본(왜) 및 중국 등 동아시아 교역로를 호령하며 자율적인 정치·문화적 공동체를 구축했던 독립된 해양 왕국의 위상 그 자체다. 백제의 종속 변수가 아니라, 한반도 남부에서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하며 대외 교역의 주도권을 쥐었던 마한 수장층의 자존심이 이 금동관의 황금빛 결결마다 깊게 서려 있는 것이다.
후손들의 염원과 권력의 정점, 그 찬란한 유산
무덤이라는 지하의 공간 속에서 피장자의 가장 높은 곳(머리맡)에 안치되어 저승으로 가는 길마저 최고 권력자의 위엄을 지켜주고자 했던 후손들의 마지막 정성. 그 정성의 실물이 바로 이 금동관이다.
비록 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 금빛은 조금 바래고 흙 속에 묻혀 있었으나, 그 속에 담긴 마한 군주의 위엄과 예술적 혼은 오늘날 국립나주박물관 전시실에서 빛을 발하며 고향 나주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있다. 고대 영산강 유역 사람들이 지녔던 우주관과 사후 세계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던 장송 의례의 정수가 이 하나의 유물 속에 응축되어 있는 셈이다.
[기자수첩]
박물관 전시실 유리 쇼케이스 너머로 나주 신촌리 금동관을 마주할 때마다, 늘 가슴 벅찬 전율을 느낀다. 백제나 신라의 화려한 금관과는 또 다른, 투박하지만 당당하고 섬세한 이 황금빛 관을 쓰고 영산강을 내려다보았을 고대 반남의 군주를 상상해 본다. 수천 년 전 흙 속에서 이 보물을 꺼내어 피장자의 머리맡에 가장 정성스럽게 얹어놓았을 후손들의 손길. 그들의 애틋한 염원과 뛰어난 예술혼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고향 반남이 대한민국 고고학의 중심이자 자부심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제 시작되는 대주제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보물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남긴 위대한 황금빛 유산의 진가가 독자 여러분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기를 소망한다.
이어질 [기획 연재 · 위대한 역사 마한 ⑮]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보물들 — 하늘과 인간을 잇다: 금동관 꼭대기에 살포시 내려앉은 새 장식의 비밀에서는 금동관 상층부를 장식하고 있는 신비로운 새(鳥) 모양 장식의 영적 의미와 마한인들의 우주관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본다.






![[기획연재-위대한 역사 마한 ⑮] 금동관 꼭대기에 꽂힌 세움 장식의 비밀](https://naju-senior.com/wp-content/uploads/2026/08/기획연제15-1-218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