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제15부의 핵심 초점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이 클로즈업 사진은, 국보 제295호 금동관 상층부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며 웅장하게 솟아 있는 ‘세움 장식’의 정교한 투조 문양과 미세한 단조 결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얇은 구리판을 두드리고 뚫어 하늘을 향한 길을 열고자 했던 고대 마한 장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영적 축(Axis Mundi)으로서의 세움 장식이 지닌 압도적인 미적 위엄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사진=정웅남(국립나주박물관제공 자료책자)
연재 제15부의 학술적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이 해설 사진은, 국보 제295호 금동관의 골격을 이루며 수직으로 웅장하게 솟아 있는 ‘세움 장식’의 실물을 정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정교한 투조 기법과 미세한 단조 공정을 거쳐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나간 이 세움 장식은, 지상에서 하늘을 잇는 통로이자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 지배층의 드높은 왕권과 신성한 우주적 질서를 대변하는 압도적인 조형 예술의 극치이다. 사진=정웅남(국립나주박물관제공 자료책자)
천년 황금 관모를 빚어낸 거룩한 손길의 비밀 —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자료 책자에 수록된 ‘나주 신촌리 금동관’ 세부 제작 및 결합 공법 해설 전경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자료). > 기획 연재 제15부의 학술적 깊이를 완벽하게 완성하는 이 해설 자료는, 뾰족한 판에 반원형 받침을 고정하고 그 안에 유리를 부어 둥근 모양을 형성하는 정교한 성형 공정부터, 세움 장식의 윗부분과 관태(관모의 테두리)와 세움 장식 사이를 각각 둥근머리못으로 단단히 박아 고정하던 고대 마한 장인들의 치밀한 금속 공예 기술과 조립 공법을 가감 없이 증명한다. 섬세한 유리기법과 견고한 못 박기 결합을 통해 탄생한 이 금동관의 짜임새는,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낸 마한의 위대한 공예 예술혼이 얼마나 정교했는지를 우리에게 무언으로 보여준다. 사진=정웅남(국립나주박물관제공 자료책자)

우리 고향 나주 반남면은 백제·신라·가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마한의 위대한 왕도가 있던 중심지입니다. 나주시니어신문이 국립나주박물관과 함께 찬란한 고대 문화를 꽃피웠던 미스터리한 정치 세력인 마한의 위대한 역사를 파헤치는 35부작 연재를 선보입니다매주 발행되는 신문을 스크랩하여 보관하면 우리 집 안방에서 즐기는 최고의 ‘마한 역사 대백과사전’이 될 것입니다반남면의 후예로서 당당한 자부심을 품고 선조들의 강인한 뚝심과 기상이 담긴 위대한 보물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싣는순서(대주제)]
제1부 미스터리의 서막, 왜 나주 반남인가?
제2부 세계 고고학계가 경탄한 대형 독널(옹관) 문화의 신비
제3부 국보 금동관과 지배층의 찬란한 황금 보물들
제4부 마한 민초들의 따뜻한 일상과 풍요로운 경제력
제5부 미래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숨은 매력과 비전

​백제·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 영산강 고대 마한 최고 지배자의 위엄
​새가 아닌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목의 상징
​타출 기법의 찬란한 광채로 백성의 시선을 압도한 영적 안테나

우리가 국보 제295호 ‘나주 신촌리 금동관’을 마주할 때,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은 단연 얇은 금동판 위로 부서지는 찬란한 광채와 화려한 외형이다. 하지만 그 눈부신 시각적 화려함 이면에는, 당시 영산강 유역을 통치하던 최고 권력자의 종교적·정치적 권위를 상징하는 깊고 오묘한 우주관과 고도화된 정신세계가 숨어 있다.

​많은 이들이 고대 관모의 상단에 흔히 등장하는 ‘새(조류) 모양의 장식’이 이 금동관에도 얹혀 있을 것이라 짐작하거나, 일부 대중 매체 및 일반적인 서사에서 이를 혼동하여 서술하곤 한다. 그러나 출토 유물을 현미경처럼 정밀하게 고증해 보면, 나주 신촌리 금동관의 꼭대기에는 새 장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모관(몸체) 위에는 웅장하고 정교한 3개의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가지형 장식)이 힘차게 솟아 있다.

새가 아닌 ‘나뭇가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목(宇宙木)의 상징

​고대 영산강 유역의 지배자들은 거대한 숲과 나무를 신성시하는 깊은 샤머니즘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었다. 금동관 상단에 세워진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은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하늘(천상)과 땅(지상), 그리고 지하를 수직으로 관통하며 연결하는 ‘우주목(Axis Mundi)’을 상징한다.

​세상 만물의 중심이자 신령한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로 여겨졌던 거룩한 나무의 형상을 금속 공예로 구현함으로써, 군주는 자신이 하늘의 신성한 뜻을 이어받아 이 땅을 다스리는 유일한 대리자임을 백성들 앞에 엄숙히 선포했던 것이다.

​ 정교한 타출 기법으로 빚어낸 영적 안테나

​얇은 금동판 위에 점선과 기하학적 문양을 연속으로 찍어내는 타출(打出) 기법으로 탄생한 이 세움 장식은, 각도와 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눈부신 광채를 발산한다.

​왕실의 제천 행사나 중대 의례가 거행될 때 햇빛 아래서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이 신성한 빛은, 군주를 둘러싼 아우라를 극대화했다. 군주가 머리에 이은 이 세움 장식은 백성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시각적 권력이자, 하늘과 소통하며 영적 에너지를 수신하는 강력한 ‘안테나’ 역할을 수행했다.

​ 마한 고유의 독립성과 독창적 정신세계의 정점

​백제나 신라의 금관 및 금동관이 보여주는 정형화된 형태와는 확연히 결을 달리하는 나주 신촌리 금동관의 세움 장식은, 영산강 세력이 외부 세력의 단순한 모방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화적·사상적 토대 위에서 관모를 창조했음을 증명한다.

​외부의 간섭이나 동조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마한의 독창적 미학과 정신적 자존심이 바로 이 수직으로 뻗은 나뭇가지 모양 장식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기자수첩] 새 신앙의 오해를 넘어, 고고학적 실물 고증이 주는 진정한 가치

​이번 제15부를 준비하며 가장 경계해야 했던 지점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새(조류) 장식’에 대한 타 지역 고분 유물과의 무분별한 혼동이었다. 영산강 유역의 고대 문화를 다룰 때 종종 마한의 조령(鳥靈) 신앙과 결부시켜 금동관 꼭대기에 새가 앉아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기 쉽다.

​하지만 국립나주박물관에 고이 잠들어 있는 국보 제295호 신촌리 금동관의 실물을 차분히 대면하면, 그곳에는 조류가 아닌 웅장한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이 우리를 맞이한다. 작은 명칭 하나, 사소한 도상학적 착오 하나를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수천 년 전 반남의 군주들이 남긴 진짜 목소리를 왜곡 없이 복원하는 첫걸음이다.

​새가 아닌 나뭇가지, 그 묵직한 수직의 선율 속에서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지상 최고의 존엄을 확립하고자 했던 고대 마한인의 가장 뜨겁고 순수한 영혼과 조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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