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생각지도 못한 따뜻한 소식, 마치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너무나 기뻐 큰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퇴직하고 4년만에 접한 사랑했던 후배의 소식이었으니,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는 기쁨임은 당연합니다. 가끔은 전화라도 하고 차라도 마시고 싶었지만, 저는 그저 꾹 견뎌냈습니다.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후배의 문자를 보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기다림의 연속이고, 그 기다림을 견뎌냈을 때 비로소 이런 성장과 기쁨이 선물로 주어지는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수확을 끝낸 들판은 지금은 텅 비어 있지만, 봄의 모내기부터 그 뜨거운 여름의 뙤약볕까지 굳건히 견뎌내고 기다렸기에 비로소 수확의 기쁨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연은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기다림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힘들다고 기다리기 어렵다고, 모내기한 벼를 몇 달 만에 수확할 수는 없습니다. 자연이 주는 시간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내하며 기다린다면, 반드시 그 시간은 우리에게 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줍니다.

우리의 삶도 어린 시절에는 얼마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가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고, 시간 속에서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마침내 시니어의 세계에 이르렀습니다. 이 시니어의 삶이야말로 긴 세월 동안 수많은 계절을 견뎌낸 자연의 결실과 같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 속에서 견뎌내야 하는 것이 삶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이제 흘러온 시간을 돌아보며 참고 인내하며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습니다. 마치 들판의 벼가 때를 기다려 알곡을 맺듯, 우리의 삶 또한 시간 속에서 잘 흘러가다 보면 마침내 완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니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고 지혜롭게 이 시니어의 시간을 누리며, 그 지혜로운 사랑과 함께 더욱 완성된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