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 전경. 사진=정숙희
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 일제강점기 빼앗긴 삶의 터전과 농민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힘을 모았던 궁삼면 농민들의 항일정신을 기리는 곳. 나주의 들녘에 남겨진 기념비를 바라보며, 당시 농민들의 굳은 의지와 뜨거운 저항의 역사를 되새겨 본다. 사진=정숙희

나주의 역사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궁삼면 항일농민운동’이다.

나주시 왕곡면 장산리에 자리한 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는 일제강점기 자신의 삶의 터전인 땅을 지키고 되찾기 위해 싸웠던 농민들의 역사를 기억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궁삼면’은 당시 지죽면·욱곡면·상곡면 세 지역을 일컫던 이름이다. 이곳의 농민들은 오랫동안 황무지를 개간하고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하지만 한말부터 토지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고, 농민들이 일구어 온 토지가 궁방 소유의 토지로 편입된 데 이어 동양척식주식회사로 넘어가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일군 땅을 되찾기 위해 소작료 납부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끈질기게 저항했다. 3·1운동 이후에는 농민들의 움직임이 더욱 조직적으로 이어졌으며, 1925년에는 토지회수운동동맹을 결성해 토지를 되찾기 위한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궁삼면 농민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토지분쟁의 역사를 넘어, 일제의 식민지 토지 수탈에 맞서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저항을 보여준다.

궁삼면 항일농민운동은 문순태 작가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에도 중요한 역사적 배경으로 담겨 있다.

‘타오르는 강’을 읽고 난 뒤 직접 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를 찾아가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영산강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은 뒤 역사적 현장에 직접 서 있으니, 책 속 인물들의 삶과 그 시대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기념비 앞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면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간절하게 싸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히 서 있는 기념비에는 수많은 농민들의 삶과 희망,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는 나주가 품고 있는 역사를 찾아가는 특별한 여행지다. 영산강을 따라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여행한다면 잠시 이곳에 들러보자. 기념비 앞에서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농민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나주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역사는 기억할 때 다시 살아난다. 나주 궁삼면 항일농민운동 기념비에는 나주의 역사, 영산강의 역사, 그리고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농민들의 이야기가 조용히 남아 있다.

책 속에서 만난 역사를 따라 직접 현장을 걸어보는 여행, ‘타오르는 강’의 이야기를 품은 나주에서 궁삼면 농민들의 뜨거운 역사를 만나보길 권한다.

 

이 기사는 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주최하고 사회적협동조합 시니어신문네트워크가 주관하는 ‘2026 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