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은 날씨 속에서도 노란 비옷을 맞춰입고 환한 미소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영산포 풍물시장 도우미들. 비를 맞은 채 시장 곳곳을 누비며 안내를 돕는 이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전통시장을 더욱 따듯하고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사진=정웅남
영산포 풍물시장의 얼굴인 정문 간판. 이곳에서 시니어 도우미들이 시장의 안전과 안내를 책임지며 활기찬 노후를 열어가고 있다. 사진=정웅남
비바람도 막지 못하는 따뜻한 정. 노란 비옷을 입은 장보기 도우미의 화사한 모습이다. 사진=정웅남
영산포 풍물시장의 풍요를 상징하는 황동 한우가족과 나주배를 한손에 들고 엄지척을 하고 있는 유쾌한 한우 모형. 사진=정웅남

‘나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전통시장 장보기 도우미 사업단이 관내 5대 전통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시니어 일자리로 자리매김하며 지역 상권 활성화와 어르신 복지를 동시에 실현하는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나주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노인 일자리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나주시니어클럽 전통시장 장보기 도우미 사업단은 관내 남평시장·영산포풍물시장·동창시장·다시장·세지시장 등 5대 전통시장에서 교통약자와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장보기를 밀착 지원하고 있다.

이날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노란 우비를 입은 도우미 어르신들은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안전한 장터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했다. 우산과 지팡이를 동시에 쥐어야 해 발걸음이 위태로워진 초고령 이용객을 발견하면 대형 우산을 넓게 펼쳐 밀착 보좌에 나섰다. 구매품이 빗물에 젖어 상자가 찢어지는 일이 없도록 비닐 가림막을 신속히 덧씌우는가 하면, 미끄러운 빗길 속 물웅덩이를 피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등 숙련된 시니어들만의 세심한 안전 관리를 선보였다.

5대 전통시장별 활약도 두드러졌다. 광주 근교와 인접해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남평시장(1·6일장)에서는 차량 연계 수송과 안전한 승하차를 집중 지원했다. 나주 남부권 최대 규모 시장이자 홍어거리 인근에 자리한 영산포풍물시장(5·10일장)에서는 대량 구매 고객이 많아 도우미들의 손길이 가장 분주하게 움직였다. 영산강 수운의 중심지이자 숙성 홍어의 본고장 명성에 걸맞게 외지 관광객 유입이 많은 영산포 일대에서 도우미들이 전한 정성 어린 환대는 나주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모차나 보행기에 의존하는 초고령 어르신들이 많은 동창시장(공산, 1·6일장)에서는 미끄러운 골목길 이동을 보좌하며 농촌형 장터의 이동 사각지대를 촘촘히 메웠다. 고즈넉한 시골 장터 분위기의 다시장(3·8일장)에서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쇼핑 편의를 돕고 다정하게 안부를 물으며 사랑방 메신저 역할을 수행했다. 명품 멜론 등 무게가 나가는 지역 특산물 출하 시기와 맞물린 세지시장(세골, 2·7일장)에서는 신선한 농산물을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차량에 실을 수 있도록 기동력을 발휘했다.

사업단은 최근 관내 어린이집 유아들을 초청해 ‘어린이 전통시장 장보기 체험’도 연계 개최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아이들은 노란 우비를 입은 도우미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온누리상품권과 나주사랑상품권으로 물품을 직접 구매하며 경제 관념과 세대 간 정을 동시에 익혔다.

나주시니어클럽 관계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는 어르신들에게도 체력적으로 부담이지만, 노란 우비를 단단히 여며 입고 나보다 거동이 불편한 이웃을 돕는다는 사명감 하나로 현장을 묵묵히 지켜주셨다”며 참여 어르신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남평과 영산포를 비롯한 외곽 지역 전통시장이 소외되지 않도록 장보기 도우미 지원을 촘촘하게 확대하겠다”며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와 소득 보장을 지탱하는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려 100세 시대의 진정한 상생 가치와 복지 공동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