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 홀로 서서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
그 광활한 캔버스 위로 갑자기 내 지난날의 꿈들이 구름처럼 모여들며 속삭인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함께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진다.

오늘의 하늘은 찬란한 파랑이 아닌 몽환적인 회색빛을 띠고 있다.
하늘도 매 순간 빛깔과 모습을 바꾸며 끊임없이 변화하듯,
우리네 삶도 그렇게 희로애락의 물결을 타고 여기까지 흘러왔음을 깨닫는다.

한때는 불가능이란 단어조차 모르던, 무모할 만큼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순수함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사람’이라는 특별한 존재로서 누리는 가장 소중한 특권 중 하나는
바로 이렇게 마음껏 희망하고, 소망하며, 꿈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닐까.

푸른 창공을 날아다니는 새가 되어 한계 없는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고,
나비가 되어 어느 꽃에라도 내려앉아 그 향기를 온전히 독차지하고 싶었던 그때,
그저 순간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던 그 순수한 시절들이
하늘 위에 끝없이 펼쳐지며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을 뒤흔든다.

이제는 그 어린 날의 순수함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없는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가는 지금,
나는 과연 어떤 꿈을 품고 살아가고 있을까.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잠시 잊고 있었던 노년의 꿈이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빛처럼 다시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삶에 지친 누군가가 찾아와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와 평온함을 얻을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 되고 싶었던 꿈.
그 꿈이 초록빛 생명력의 에너지가 되어 아침 하늘을 온통 초록으로 물들인다.

이 짧은 순간의 하늘 모습이 이토록 벅차게 느껴지는 것은
나주시니어홍보단에서 노년의 꿈을 다시 그려나갈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꿈꿔왔던,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묵묵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하늘을 닮아가려 한다.

그리고 하늘 위에 이렇게 채색해본다.
꿈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꿈은 여전히 푸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