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신고 6만3166건, 가해자 85%는 부모…장성경찰서 이준학 형사팀장 강사로 나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주최하고 전남중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이 주관한 ‘찾아가는 남도아이 지킴이단 아동학대 예방교육’이 2일 오전 10시 30분 나주시민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교육에는 30여 명이 참석했다.
인사말에 나선 김수경 전남중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나주·영광·장성·함평 4개 시·군을 관할하며 학대 등아동학대예방교육활동하도록 충분히 살피지 못한 채 1년에 한 번 인사하는 자리가 된 점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올해 교육은 나주를 시작으로 다음 주 장성, 함평을 거쳐 11월 첫 주 영광에서 마무리된다. 김 관장은 해마다 참여율이 떨어지는 현실을 결과 보고 때 알리고, 지킴이단의 역할을 구체화해 내년에는 더 큰 자긍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사로 나선 장성경찰서 형사팀장 이준학 경감은 올해로 경찰 생활 30년 차다. 이 가운데 20년을 형사로 근무했고, 최근 10년은 아동·소년 사건, 학교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노인·장애인 대상 범죄 수사에 집중했다. 아동학대 예방과 노인·장애 분야에 관심이 깊어 사회복지사 자격까지 취득했고, 이를 현장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주 인사에서는 강력 사건을 다루는 형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경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경찰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늘 마음속에 있다”며, 이번 교육이 깊이 있는 강의는 아니더라도 참석자들이 해당 분야를 한 번 더 알아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경감이 제시한 보건복지부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아동학대 신고는 6만3166건으로 2020년(4만2251건)보다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학대 의심사례는 5만7705건, 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례는 2만3648건이다. 학대 판단 건수는 2021년 3만7605건을 정점으로 2022년 2만7971건, 2023년 2만5739건, 2024년 2만4492건으로 해마다 줄었다. 신고는 늘었는데 판단 건수는 줄어든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신고 증가를 국민 인식 개선의 결과로 설명했다. 인구 1000명당 아동학대 발견율은 3.57‰로 전년과 같았다.
신고 주체별로 보면 의심사례 5만7705건 가운데 신고의무자의 신고는 9268건(16.1%)에 그쳤다. 신고의무자 신고 비율은 2021년 44.9%, 2022년 36.3%, 2023년 27.4%, 2024년 21.5%에 이어 지난해 16.1%로 계속 낮아졌다. 이 경감은 신고의무자 신고가 줄어드는 현실을 보여 주는 언론 보도도 함께 소개했다. 해당 보도들은 신고의무자가 보복성 민원과 신원 노출을 우려해 신고를 꺼린다고 전했다.
이 경감은 신고의무자의 범위도 짚었다. 초·중·고 종사자, 어린이집·유치원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가정폭력 관련 시설 종사자 등이 해당하며,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에 따른 신고의무를 어기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에게 학대 범죄를 저지르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가해자는 부모가 2만172건(85.3%)으로 가장 많았고, 대리양육자 1510건(6.4%), 친인척 562건(2.4%)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정서학대가 1만1820건으로 가장 많아 전년(1만1466건)보다 늘었다. 이어 신체학대 4867건, 방임 1635건, 성학대 565건 순이었고, 두 가지 이상이 겹친 중복 학대도 4761건이었다.
즉각 분리로 보호된 아동은 1343건이었고, 이 중 89.0%인 1195건이 시설에 입소했다. 한 번 학대로 판단된 뒤 다시 신고돼 학대로 판단된 재학대는 3584건(15.2%)이었다. 학대로 숨진 아동은 38명으로 전년(30명)보다 8명 늘었다.
법적 근거도 설명했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는 보호자를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업무·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로 정의한다. 같은 법 제17조는 신체·정서·성적 학대와 유기, 방임을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제5조는 보호자의 책무와 함께 모든 국민이 아동의 권익과 안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처벌 규정도 소개됐다.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유기·방임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아동 성범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아동학대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법원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 판결과 함께 일정 기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아동학대 신고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인적사항 비공개와 신변안전조치 등 보호도 받는다.
체벌을 둘러싼 법적 환경 변화도 언급됐다. 친권자의 징계권을 정한 민법 제915조는 2021년 1월 26일 폐지돼 ‘사랑의 매’는 더 이상 법적 근거가 없다.
아동학대 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 아동이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된다. 이 경감은 이를 ‘아동학대의 굴레, 공소시효’라는 제목 아래 설명하며, 재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를 고소하는 경우, 성년이 된 자녀가 가족을 고소하는 경우, 졸업 후 학창 시절 자신을 체벌한 교사를 고소하는 경우, 성인이 된 여성이 중학생 때 자신을 추행한 지인을 고소하는 경우 등을 유형으로 들었다.
경찰이 취할 수 있는 임시조치로는 가정에서의 퇴거·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친권 제한·정지, 상담·교육 위탁, 의료기관·요양시설 위탁, 유치장 유치 등이 소개됐다. 신고 전 확인할 징후로는 설명되지 않는 멍이나 상처, 잦은 결석,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 불결한 환경에 방치된 모습, 보호자에 대한 거부감 등이 제시됐다.
강의에서는 이웃과 교사의 신고로 아이를 구한 사례가 잇따라 소개됐다. 편모 가정에서 숙제를 안 했다는 이유로 아이의 온몸을 수십 회 때리고 밖으로 내쫓아 맨발로 다니게 한 일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고, 부부싸움 중 집을 나간 아내를 찾아오라며 어린 자녀들을 한겨울에 내복만 입혀 내보낸 일은 지나가던 주민이 신고했다. 자녀가 거짓말과 물건 훔치는 버릇이 있다는 이유로 의자에 묶어 골프채로 몸을 수십 회 밀친 사건 역시 이웃 주민의 신고로 드러났다. 형제가 자주 싸운다는 이유로 어머니가 파리채 손잡이로 형제의 온몸을 수십 회 때려 생긴 상흔은 아동센터 교사가 발견해 신고했다.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자녀를 엎드려뻗쳐 시키고 야구 배트로 때리는 훈육이 반복돼 자녀가 극단적 시도에 이를 상황이 된 것은 학교 교사가 인지해 신고했다.
학대 사건 보도 사례도 이어졌다.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친부가 1·2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천안의 한 교회에서는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목사가 구속기소됐다. 시설 내 학대도 있었다. 순천의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등 3명이 원생 5명에게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로 송치됐고, 부산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와 원장 등 4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경감은 강의 말미에 “아동학대 신고는 112″라는 슬로건과 “아동학대 막는 당신이 영웅”이라는 문구를 소개하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마지막 슬라이드에는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띄우고, 아동을 잘 키우려면 많은 사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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