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全羅道)라는 이름은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에서 시작됐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약 1000년 동안 ‘나주목(羅州牧)’으로서 호남의 행정·경제 중심지였던 나주는 찬란한 문화유산을 꽃 피웠다. 그 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바로 나주 향교이다. 나주읍에 위치한 향교는 창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나, 987년(고려 성종 때) 전국 12목에 향교를 설치할 무렵 창건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1398년(조선 태조 때) 중수 되었으며, 그 규모가 서울의 성균관에 비견 될 만큼 웅장하다. 전국 향교 중 최대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어 한국 향교의 역사와 건축을 연구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보통의 향교는 배움터가 앞에 있고 제사 공간이 뒤에 있는 ‘전학후묘’ 형식을 따르지만, 나주 향교는 공자와 성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앞에 있고 공부하는 공간인 ‘명륜당’이 뒤에 있는 ‘전묘후학’의 배치를 따른다. 이 배치는 입구에 들어섰을 때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 가장 먼저 나타나게 함으로써, 이곳이 단순한 학교를 넘어 성현의 가르침을 기리는 신성한 성역임을 일깨워 준다.
나주 향교의 백미는 단연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다. 조선 중기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성전은 그 규모와 격식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특히 지붕 처마를 받치는 주심포 양식과 화려한 팔작 지붕은 건축학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기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무게와 정교한 처마 곡선은 한국 전통 건축의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나주 향교는 단순히 문화재 보존에 그치지 않고 지역민과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전통 예식,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절 체험, 밤의 향교를 거닐며 역사를 체험하는 야간 개방 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향교 주변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잘 갖춰져 있어 역사 문화 관광 벨트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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