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나주영산강축제'가 역대 최대인 5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은 10일 열린 케이팝 공연. 사진=정성균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영산강정원 일원에서 열린 ‘2025 나주영산강축제’가 역대 최다인 52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추석 연휴와 맞물린 일정 속에 개막 첫날 15만여 명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한 이번 축제는 ‘영산강의 새로운 이야기, 지금 다시 시작 시즌2’라는 슬로건 아래, 자연과 예술, 시민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축제는 개막 당일 창작뮤지컬 ‘왕후, 장화’로 화려한 막을 올린 뒤, 트로트·뮤지컬·클래식·케이팝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어우러진 ‘영산강 뮤직 페스티벌’이 매일 밤 이어지며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가수 박지현과 린이 장식한 폐막 공연은 불꽃쇼·드론라이트쇼와 함께 가을밤 영산강을 환상의 무대로 물들였다.

관람형 공연 외에도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풍성했다. 어린이를 위한 ‘키자니아 직업체험관’, 어르신과 가족이 함께한 ‘세시풍속 한마당’, 20개 읍면동이 참여한 ‘화합의 장’ 등 시민 중심 프로그램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처음 도입된 ‘보드게임 나들이’는 세대 간 소통과 놀이문화를 공유하는 새로운 축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영산강 주제관’은 과거와 미래의 영산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관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천연염색 패션쇼, 나주시립국악단의 ‘나주삼색유산놀이’, ‘동강 봉추 들노래’ 등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무대로 관람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나주농업페스타’, 영산강 미식관과 푸드트럭 존 등 먹거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역 상권 소비를 유도한 ‘행운소비 즉석복권 이벤트’는 혁신도시·원도심·남평·영산포 등 권역별 균형소비를 촉진하는 참신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올해 축제는 친환경 실천문화 확산에도 앞장섰다. 축제장 전역에 다회용기 사용과 회수 시스템이 도입되어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을 구현했고, 시민들도 자발적인 분리수거에 참여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또한 영산강 둔치 체육공원과 축제장을 연결한 ‘영산강 횡단보행교’는 음악과 조명을 결합한 감성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축제장 주변의 코스모스 꽃단지는 가을 정취를 더해 ‘인생샷 명소’로 사랑받았다.

올해 주무대였던 영산강정원은 ‘정원도시 나주’의 상징 공간으로, 꽃단지와 예술작품이 어우러진 힐링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축제 종료 후에도 오는 10월 29일까지 전라남도 정원페스티벌이 이어지며 가을철 대표 나들이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한편, 교통과 통신 문제 등 미흡한 점도 드러났다. 나주시는 지난해보다 빛가람대교에서 축제장에 이르는 제방도로 등 진출입로를 확충해 교통 혼잡을 완화했으나, 개막식과 폐막식 당일 15만 명 이상이 한꺼번에 몰리며 여전히 교통체증이 심했다.

또한 이동통신 불통 사태로 입점업체의 결제 지연과 연락 두절 등 불편이 발생했으나, 통신사와의 협조 및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셔틀버스 운영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배차 간격이 일정치 않고, 막차 시간이 공연 종료보다 빨라 관람객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축제장 내 일부 식당과 카페테리아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확충됐지만, 몰려든 인파를 수용하기엔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축제장 외부의 지역 상권 매출 증가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영산포 일대 상인들은 “축제장의 흥행 열기에 비해 인근 식당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다”며 실질적 지역경제 파급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축제장을 찾은 한 시민은 “인기 가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은 흥행몰이에는 성공적이었지만, 지역 상권과의 연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영산강정원의 비전과 나주의 브랜드 가치를 전국에 알린 점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는 이번 축제의 운영성과와 미비점을 면밀히 분석해 내년에는 시민 중심의 자발적 참여 확대와 지역경제 실질 효과 제고를 목표로 축제를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