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다 보면 가끔씩 자신의 속마음을 하나도 남김없이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엄마가 그리워진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혹시 상처가 될까 봐 속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자신은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끝내 눈을 감아버리는 일들. 엄마는 그렇게 작은 일에서 큰일까지 모든 순간에 자식을 먼저 생각하셨다. 그리고 기다려주셨다. 사랑으로.
엄마와 함께 생활했을 때, 더 살갑게 굴 걸 그랬다. 더 많이 여행을 다니고, 더 많이 쫑알거리며 마음을 활짝 열고 함께 웃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늦은 후회로 가슴이 아려온다.
그 시절 나는 너무 바빴다. 공부에, 일에, 내 인생에.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마치 하늘의 해처럼, 공기처럼 당연하게.
어리석게도, 엄마가 딱 하루만 다시 살아오신다면 무엇을 해드릴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엄마 품에 안겨서 한없이 울고 싶어진다. 그것이 다시는 현실이 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간절해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 이렇게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련다.
엄마가 내게 주셨던 그 넉넉한 사랑을 이제야 이해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힘. 모든 순간에 나를 내려놓으면 다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결국 다 받아들이고, 다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그 사랑은 내 안에서 여전히 흐르고 있다. 이제 내가 그 사랑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언제나 나와 인연이 되는 모든 생명들을 더 많이 사랑하며, 너그럽고 여유 있는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가고 싶다.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사람이 되어, 누군가에게는 내가 그리운 사람이 되기를. 그것이 엄마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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