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지난 28일 왕곡면 송죽리 일원에서 ‘제2회 금사정 동백축제’를 성황리에 열었다. 제례복을 갖춰 입은 참석자들이 천연기념물 금사정 동백나무 앞에서 동백장생기원제를 엄숙히 거행하고 있다. 사진=김동애
제2회 금사정 동백축제가 열린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 금사정 전경. 사진=김동애
동백꽃 모양의 빨간 모자를 쓴 참석자들이 제2회 금사정 동백축제 개막식을 가득 메우며 축제 열기를 더하고 있다.사진=김동애
어린이들이 금사정 동백나무의 선비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사생대회에 참가해 저마다의 그림을 완성해 가고 있다. 사진=김동애
나일손 선비의 후손들이 500년 전 선조의 뜻을 받들어 오늘날까지 이어온 전통을 기리며 나주 금사정 동백축제 ‘동백 장생기원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주 나씨 대종회 나인수 회장, 부회장 나경돈, 직장공 대종회 나경수 회장, 종사연구회 나종철 회장이 함께했다. 사진=나경돈

나주시가 지난 28일 왕곡면 송죽리 일원에서 ‘제2회 금사정 동백축제’를 성황리에 열었다.

이번 축제는 기묘사화로 낙향한 금강계 11인 선비들의 충절을 기리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금사정 동백나무의 안녕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나주시 관광문화녹지국장을 비롯해 왕곡면장·농협 조합장·노인회장·왕곡초등학교 교장·이장협의회장·주민자치위원장 등 관내 기관·사회단체장이 대거 참석했다.

축제의 뿌리는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중종 14년인 1519년, 개혁 정치가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되자 나주 출신 유생들로 구성된 금강계 11인이 구명 상소 운동에 앞장섰다. 뜻을 이루지 못한 이들은 고향 왕곡면으로 낙향했고, 그 주축이었던 나일손은 선비들의 절개를 기리고자 금사정 정자를 짓고 그 옆에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올해 축제의 주인공은 천연기념물 제515호인 금사정 동백나무였다. 수령 500년을 넘긴 이 노거수는 지난해부터 수세가 다소 약해져 지역사회의 관심과 염려를 받아왔으나,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와 주민들의 보살핌 속에 올해 눈에 띄게 생육 상태를 회복했다. 비록 기상 여건 등으로 화려한 개화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주민들은 기력을 되찾은 짙푸른 잎사귀에서 선비의 강인한 생명력을 확인하며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왕곡 풍물패와 나주시립국악단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나일손의 후손인 나종석 공동 추진위원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동백장생 기원제’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축문을 통해 동백나무의 만년 장생을 기원하고, 나주 땅의 모든 이들이 화합하며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랐다.

백종필 공동 추진위원장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동백처럼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간절했다”며 “금사정과 500년 동백나무가 지닌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축제장 곳곳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 찼다. 금사정의 역사를 재현한 시극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어린이 사생대회·동백꽃차 시음·동백꽃 브로치 만들기·애기 동백나무 나눔·붓글씨 이름 쓰기 등 체험 부스마다 활기가 넘쳤다. 왕곡면 33개 리 새마을부녀회가 마련한 동백 푸드 코너는 이날 최고 인기 부스로 꼽혔다.

왕곡면 이경순 새마을부녀회장은 “타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찾아오신 분들과 이웃·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에서 화합의 참된 의미를 새삼 느꼈다”며 “작년보다 훨씬 활기차고 풍성해진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왕곡면을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금사정 동백축제가 나주를 대표하는 봄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발전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