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완연한 나주 반남면 덕산리 고분군의 전경. 사진=정웅남
나주국립박물관에 전시 중인 고대 마한 문화의 옹관. 사진=정웅남

전남 나주는 고대 마한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그 중심에는 나주시 반남면 일대에 펼쳐진 반남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반남면 신촌리·덕산리·대안리 일대에 분포한 이 고분군은 3~6세기 영산강 유역을 지배했던 마한 세력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특히 백제와 구별되는 독특한 장례문화인 대형 항아리 무덤, 이른바 옹관묘 양식이 잘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 가운데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은 마한 문화의 화려함과 높은 수준의 금속공예 기술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유물로 평가된다. 반남 고분군은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 제513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고분군 중심에는 국립나주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출토 유물과 다양한 전시를 통해 고대 영산강 문화권의 실체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와 어린이 체험시설을 갖춘 어린이박물관은 최근 전남 최대 규모로 확장되며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고분군 해설과 함께하는 ‘마한 역사 산책’ 프로그램 역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 대표 체험 콘텐츠다.

자연과 어우러진 관광 요소도 눈길을 끈다. 고분군 주변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길이 조성돼 있으며, 가을철에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단지가 장관을 이루며 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반남면 일대에는 마한 문화의 정신적 상징으로 여겨지는 자미산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자연을 아우르는 관광 코스를 완성한다.

지역의 정체성 역시 ‘마한’에서 비롯된다. 나주시청에서 반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마한’이라는 상징 조형물이 세워져 있으며, 지역 농협 또한 ‘마한농협’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민들의 자부심이 깊다.

이 같은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설맞이 연날리기 축제’를 시작으로, 봄철 꽃길 조성과 가을 ‘마한 문화제’ 등 사계절 관광 콘텐츠가 마련될 예정이다.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반남 고분군과 국립나주박물관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고대 마한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이곳에서, 나주의 뿌리를 직접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