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증 에시. 일러스트=정민섭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제1항에 명시된 이 문장은 공직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겪는 심정은, 이 자명한 명제가 때로는 무색해지는 순간들을 마주합니다.

공무원은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며, 공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딱딱한 용어 뒤에 숨어 정작 시민의 불편을 외면하거나, 소속 상관의 명령과 국민의 권익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합니다.

공무원의 의무에는 성실, 복종, 청렴, 품위 유지 등이 포함되지만, 이 모든 덕목의 지향점은 결국 ‘시민’이어야 합니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의무 또한 법령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기자는 나주시에 조성된 혁신도시의 단독주택지에 거주하면서 공무원의 두 낯을 경험했습니다. 작년에 우리 마을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시청을 방문해서 담당 공무원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느낌은 일선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민원을 해소해 주려는 모습에 안도하며 고마워 했습니다.

사업이 시작되자 담당부서와 공무원이 정해지고, 시기도 달리하며 불편이 조기에 해소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연이 되어 현재까지도 시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는 위의 사례를 통해 공무원의 두 얼굴을 소개합니다. 도심 속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전체 택지의 30%가 입주하여 나대지에 잡초와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어, 마을 정화사업을 위해 정부 보조사업을 신청했으나 목적에 부합하지 않아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심사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자 낯선 전화가 왔습니다. 시청 담당자였습니다. “선생님의 발표 내용에 부합한 더 큰 보조사업을 신청해 드리겠습니다. 오늘까지 마감일이기 때문에 간략한 내용만 보완해 주시면 접수를 대행해 드리겠습니다.” 이 공무원의 적극 행정 덕분에 우리 마을은 ‘으뜸마을 가꾸기’사업에 선정되어 3년간 지원을 받아 마을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아쉬운 사례는 담당자로부터 곧 사업을 착수해 완공하겠다고 문서까지 받았으나, 그 후 담당자가 바뀌고, 예산이 부족해 예산을 확보해 착공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수 차례 담당 부서를 방문해 부탁했지만 현재까지 미결로 남은 사례입니다.

기자는 이 두 가지 사례를 통해 공무원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일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은 공무원의 아주 작은 친절이나 안내에도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기적인 민원이나 사적인 불편까지를 해소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불편해 하는지는 공무원이 가슴을 열고 들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시민의 곁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공무원 여러분에게 감사하며, 여러분이 우리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