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괜찮아,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다 괜찮아질 거야.“
마치 노란 앵무새가 같은 말을 되풀이하듯, 저는 이 말을 반복했습니다. 이 짧은 말은 제 삶의 버팀목이 되었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작은 힘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이 말의 힘을 더 깊이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망쳤다며 풀이 죽어 돌아온 날에도, 친구와 다투었다며 눈물을 흘리던 날에도, 저는 아이를 안고 그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괜찮아, 다 그럴 수 있어. 넌 잘하고 있단다.“
그 말 한마디에 아이의 얼굴에 생기가 돋고, 주춤하던 발걸음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던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때론 제가 지쳐 있어도, 속이 상해 있어도, 아이 앞에서만큼은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려 애썼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견뎌낸 그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고되었지만, 또 그만큼 찬란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입니다. 여전히 힘든 일이 생기면 우리 부부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제는 제가 답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차 한 잔 내어주고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랬구나, 힘들었겠다”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위로받고 돌아갑니다. 아마도 둥지가 그리웠을까요?
이제는 조언보다 공감으로, 가르침보다 이해로 그들의 편이 되어주려 합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은 결국 ‘들어주는 마음’이라는 걸 이제야 압니다. 어쩌면 그 어린 시절 제가 건넸던 “괜찮아”라는 말은, 아이를 향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안한 저 자신을 다독이는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아들이 그 딸아이한테 우리가 하던 그대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모습을 봅니다. “괜찮아, 괜찮아 다 잘 될거야.” 라며 손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건네는 아들의 그 말을 들으면, 저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습니다. 우리가 건넨 사랑이 이렇게 대를 이어 흐르는구나 싶어, 가슴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나이 들수록 세상은 더 복잡해지고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칩니다. 어제까지 잘하던 일도 오늘은 버겁게 느껴질 때,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 그럴 때 저는 나 자신에게도,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이 말을 꼭 건네고 싶습니다.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좋은일이 생길거야.“
그 한마디는 상처를 덮는 따스함이 되고, 삶을 이어가는 희망이 됩니다. 비록 세상이 팍팍해도 이 말을 기억하며 오늘도 마음을 다독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금 늦어도, 잠시 멈춰 서도 괜찮습니다.
오늘 힘든 누군가에게, 그리고 지친 나 자신에게 조용히 말해줍니다.
괜찮아, 결국엔 다 괜찮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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