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전원주택 마당에서 만난 작은 존재가 있었다.
빨간 등껍질 위로 검은 점들이 수놓인 무당벌레였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무당벌레는 ‘정원사의 친구’라 불린다. 진딧물 같은 해충을 하루에 수십 마리씩 잡아먹으며 식물을 지켜낸다. 크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지만, 그 작은 몸으로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화려한 나비처럼 주목받지도 못하고, 꿀벌처럼 달콤한 선물을 주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문득 그 모습이 우리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 여섯 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위해, 누군가를 위해, 알아주지 않아도 박수받지 못해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채워왔다.
매일 아침 건네는 인사 한마디,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지나가다 구슬땀을 흘리는 이에게 보여주는 작은 배려. 그 모든 것들이 무당벌레가 정원을 지키듯 우리 일상을 지켜왔다.
때로는 SNS 속 화려한 일상들을 보며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을 것이다. 남들은 모두 특별한 순간들을 쌓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고 느껴졌을 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가 너무 작고 보잘것없게 느껴졌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원사가 무당벌레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그 작은 존재가 없다면 정원은 해충에 망가지고 만다. 당신이 없다면 누군가의 하루가, 누군가의 삶이 조금씩 무너져내렸을지도 모른다.
손바닥 위의 무당벌레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갔다. 어디론가 또 다른 꽃과 잎을 지키러. 그 뒷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작지만 소중한 존재로, 누군가의 정원을 지키며.
무당벌레가 작은 몸으로 정원을 지키듯, 우리도 작은 존재지만 이 세상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소중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사람이다.
여기까지 온 당신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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